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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보정과 암 치료, 엇갈리는 AI의 두 얼굴

미용 보정과 암 치료, 엇갈리는 AI의 두 얼굴


미용 보정과 암 치료, 엇갈리는 AI의 두 얼굴

이 글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남은 건 정보보다 어떤 불균 같은 감각이었다. 빅테크들이 스마트폰 사진 속 얼굴을 보정하는 기능을 앞다퉈 선보인다고 하고, 웹 브라우저에서 웹페이지를 요약해 주는 AI가 한국 시장에도 들어왔다고 한다. 구글의 포토 보정 기능이 전 세계 서비스에 순차 적용되면서, 이제 AI는 일상의 아주 작은 편의를 채우는 미용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크롬 브라우저 신규 버전에 '제미나이'가 탑재되면서 별도의 앱을 켜지 않아도 정보를 비교하고 요약할 수 있게 되었다.

편리한 건 맞다. 하지만 이게 기술의 본질적 진보를 대변하는 걸까? 솔직히 여기서는 조금 멈칫했다.

음악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에 매일 업로드되는 신규 곡의 약 44%가 AI가 생성한 것이라고 한다. 양적으로는 확실히 늘었다. 저작권 분쟁과 콘텐츠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걸 걸러내고 관리할 기술적 장치와 제도적 안전장치가 정말 시급해 보인다.

생명을 다루는 AI의 무게감

그런데 다른 쪽에서는 생존이 걸린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다. LG가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와 함께 개발한 '암 에이전틱 AI'는 그 무게감이 달랐다. 이 기술은 암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설계까지, 기존에 4주 이상 소요되던 복잡한 과정을 단 하루 만에 끝낼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진짜 기술의 무게를 느꼈다. 조직 병리 이미지 한 장만으로 암유전자 활성을 1분 안에 예측할 수 있다니, 정밀의료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는 건 맞다. LG 관계자는 "기존에 4주 이상 소요되던 의사결정 과정을 대폭 단축하여, 치료 시기가 중요한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라고 말했다. 4주를 하루로 줄인다, 이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생각하면 한동안 멍해진다.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도 변화의 속도는 빠르다. SK텔레콤이 월드IT쇼에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A.X K1'을 공개했다. 하드웨어부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역량을 강조했다. 이건 기술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거대 기업들의 플랫폼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발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테슬라가 댈러스와 휴스턴에서 로봇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현장에서 이용 가능한 차량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화려한 발표와 달리 실제 기술 구현력과 안전성 검증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SKT가 강조한 '코워킹' 개념도 긍정적인 미래만 담고 있지는 않다. AI와의 협업이 노동 시장의 임금 하락이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술의 진보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건 아니다.

나는 이 흐름을 그렇게 보게 된다. 도입 속도와 제도적 정비 사이의 괴리를 메우는 게 이제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SKT가 NPU 시장에서 기술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것도 의미 있고, 콘텐츠 플랫폼이 AI 생성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타당하다.

앞으로 더 중요해지는 건 아마 이쪽일 것 같다. 테슬라 로봇택시의 실제 서비스 현황과 AI 음원 저작권 관련 규제 움직임이 주목받을 것이다. 기술의 실질적 효용을 입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결국 남는 건, 얼마나 화려한 발표를 하느냐보다 실제로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느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