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메타·구글 SNS 중독 패소, 시사점은?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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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연구
요약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청소년 시절 SNS 중독으로 피해를 입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메타와 구글에 총 600만 달러 배상을 명하는 평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무한 스크롤과 자동재생 등 이용자를 오래 붙잡아두는 플랫폼 설계 자체가 미성년자의 정신건강을 해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진행 중인 2천여 건의 유사 소송에 영향을 미칠 ‘선도재판’으로, 빅테크 기업의 책임 범위를 재정립할 중요한 기폭제가 될 전망입니다.
왜 중요한가
본문
AD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4월 4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미디어비평, 오늘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전화연결 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이하 김언경) : 안녕하세요. ◆ 최휘 : 오늘은 미국에서 나온 아주 중요한 판결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그리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에 대해 청소년 이용자의 피해 책임을 인정하고, 총 6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것인데요. 우리 돈으로 60억원, 어마어마한 금액이네요. ◇ 김언경 : 말씀하신대로 이게 정말 말이 되나 생각될 정도의 판결내용이고, 그 액수도 어마어마합니다. 혹여 이 액수가 거대 기업에게는 큰돈이 아니라고 보실지도 모르지만요. 이 재판이 앞으로 이어질 수천 건의 비슷한 소송의 방향을 가늠하는, 이른바 ‘선도재판’입니다. 현재 미전역에서 학부모와 교육구 등이 제기한 이와 유사한 소송이 2천건가량 진행 중이라고 미국공영라디오(NPR)가 전했거든요. 세라 크렙스 코넬대 교수는 "캘리포니아에만 수백건, 총 수천건의 유사 소송이 계류 중"이라며 "일단 이 같은 판결이 한 건이라도 나오면 수많은 후속 소송의 물꼬를 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최휘 : 애청자분들께서도 궁금하실텐데요. 조금 더 상세하게 무슨 재판인지 들어보죠. ◇ 김언경 : 이번 사건의 원고인 20대 여성 '케일리 G.M.'은 어린 시절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사용해 온 20대 여성입니다. 자신이 6세에 유튜브를, 9세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SNS 중독 때문에 우울증과 신체장애 등을 겪었다면서, 이는 SNS 운영사들이 이용자를 중독시키기 위한 설계를 채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원고 측은 동영상 서비스 '틱톡'과,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도 고소했으나 이들은 재판 전에 합의를 했기 때문에 이번엔 메타와 구글만 소송판결을 받았습니다. 원고 측은 아주 분명한 주장을 했습니다. 이 플랫폼들은 단순히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용자를 가능한 오래 붙잡아두기 위해 중독적으로 설계된 제품이라는 겁니다. 재판에서 문제 된 건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별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기능들이었습니다. 끝없이 내려가는 무한 스크롤, 다음 영상이 저절로 재생되는 자동재생, 쉼 없이 들어오는 알림, 그리고 사용자가 무엇에 오래 머무는지 계산해서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이어 붙이는 추천 알고리즘. 원고 측은 바로 이 설계가 어린 이용자의 정신건강을 해쳤다고 주장했습니다. ◆ 최휘 : 우리도 크고 작게 자신이 SNS 중독이라고 느끼곤 하지만, 이럴 때 자신을 탓하지 이 거대기업의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았잖아요. 당연히 거대기업들은 반박 입장을 냈을 것 같은데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메타는 원고의 정신건강 문제를 소셜미디어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구글도 유튜브는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스트리밍 플랫폼에 가깝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결국 두 회사가 이용자에게 미친 위해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원고가 겪은 피해에 따른 300만 달러의 배상액과 같은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액, 총 600만 달러의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고 평결했습니다. 이 평결이 확정되면 배상금의 70%는 메타가, 나머지 30%는 구글이 물게 됩니다. ◆ 최휘 : 배심원단들이 정말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근거로 이런 판결을 내렸는지 기사에 좀 나오나요? ◇ 김언경 : 저도 그 점이 많이 궁금해서 외신을 중심으로 조금 더 찾아봤습니다. 이 평결은 한 달이 넘는 재판과 9일간 40시간 이상 배심원단 심의 끝에 나왔고요. 이 과정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도 증인으로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외신을 종합하면 배심원단이 사실상 인정한 핵심 근거 5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메타와 유튜브의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 설계 자체가 문제라고 봤습니다. 이 재판에서는 “유해한 게시물 하나하나”가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제품 설계와 운영 방식 자체가 청소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배심원단이 두 회사가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지속적인 알림, 끝없이 이어지는 추천 피드, 짧고 반복 소비를 유도하는 숏폼 구조 등의 방식으로 이용자를 붙잡아 두도록 설계했다는 원고 측 논리를 받아들인 것인 것입니다. AP통신에서는 배심원단이 결국 두 회사가 젊은 이용자를 ‘hook’(걸어두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취지의 판단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두 번째 근거로 배심원단은 두 회사가 플랫폼의 설계 또는 운영에서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로이터와 AP를 보면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이용자 특히 미성년자에게 해가 갈 수 있는 구조를 적절히 통제하거나 방지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법적으로는 단순히 “사용 시간이 길었다”가 아니라, 회사가 설계·운영 단계에서 주의 의무를 다했는가가 핵심이었고, 배심원단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본 것입니다. 세 번째 근거는 “위험 경고 부족(failure to warn)”이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두 회사가 청소년에게 플랫폼 사용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위험에 대해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본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배심원단은 청소년들이 그냥 많이 본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업들이 이미 위험을 알 수 있었는데도 그 구조를 바꾸거나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본 셈입니다. ◆ 최휘 : 지금 세가지 근거를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의 정신적 고통이 꼭 SNS 때문일 가능성만 있을 리가 없잖아요. 여러 가지 다른 원인이 겹쳐질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 김언경 : 맞습니다. 저도 그런 점에서 이 재판은 패소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실제 메타 측은 외신 인터뷰와 재판 과정에서 계속 원고의 가정환경 문제, 기존의 정신건강 취약성, 다른 개인적 요인이 먼저 있었기에 소셜미디어가 주된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배심원단이 판단해야 했던 기준은 “SNS가 유일한 원인인가?”가 아니라 “SNS가 피해를 일으키는 데 중대한 요인이었는가?”에 있었다고 합니다. 배심원단은 원고에게 다른 어려움이 있었더라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구조가 그 우울, 불안, 기능 저하를 악화시키거나 증폭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고요. 이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원래 이 사람에게 다른 문제가 있었다”는 방어가 완전한 면책 사유가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배심원단의 이 평결은 정말 중요한 것으로 보여요. 왜냐하면 이 판결이 “SNS가 모든 정신질환의 원인이다”라고 말한 게 아니라, “기업 설계가 피해를 키우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본 것이기 때문입니다. ◆ 최휘 : 지금까지 해주신 판결 내용을 들어보니 이게 참 담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담배가 그렇게까지 유해하다는 것을 우리가 몰랐던 시절이 있었고, 담배회사는 유해성을 알면서 숨기고 제품을 팔다가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었잖아요. ◇ 김언경 : 맞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전 담배회사와의 재판과 매우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단순히 담배가 몸에 해로워서가 아니었고요. 그 위험을 알고도 숨기고, 소비자가 계속 사용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핵심이었는데요. 이와 같이 SNS 플랫폼은 ‘중독성과 위해 가능성을 알면서도 붙잡아두도록 설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담배소송의 핵심은 은폐와 기만이었다면 SNS 소송의 핵심은 설계와 방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의 개인 사건을 넘어선다는 데 있습니다. 시작할 때 말씀 드린대로 이미 많은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서 이번 판결은 빅테크 기업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느냐를 시험하는 첫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플랫폼 기업들은 “우리는 단지 공간을 제공할 뿐”이라는 논리로 강한 법적 방어막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재판은 그 공간의 구조 자체, 즉 이용자를 붙들어 두도록 설계된 제품의 구조를 문제 삼았다는 것입니다. ◆ 최휘 : 그렇다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문제는 과연 어느 정도라고 보고 있나요? ◇ 김언경 : 대부분 나라에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량, 사용시간이 길다고 보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못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 불안하거나 초조하고, 잠이나 공부, 대인관계가 무너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SNS 중독 기제에 대해서 여러 연구를 종합해보면 먼저 좋아요, 댓글, 팔로워 같은 보상 구조가 있는데요. 이게 또 예측 가능하지 않아서 더 자주 들어가보게 된다는 겁니다. 둘째, 무한 스크롤과 자동재생로 대표되는 멈추기 어렵게 만든 설계 때문이라고 합니다. 셋째로 SNS를 통해서 사회적 비교를 많이 하면서 청소년의 자존감과 정체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넷째, 이미 우울하거나 불안한 아이들이 위안을 얻기 위해 더 자주 접속하고, 그 과도한 사용이 수면 부족과 자기비교, 집중력 저하를 불러오면서 다시 우울과 불안을 키우는 악순환 구조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다섯째, 시간의 대체 효과입니다. SNS를 보는 시간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그만큼 잠이 줄고 운동이 줄고 대면관계가 줄어단다는 거죠. 그러면 정신건강의 보호요인들이 약해지고요. 물론 소셜미디어 사용이 무조건 해롭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청소년에게는 관계를 맺고, 정보를 얻고, 지지를 받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기술이 사람을 돕는 방향이 아니라, 사용 시간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때 생깁니다. 이번 평결은 아직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메타와 구글은 항소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우리는 어떤 디지털 환경을 아이들에게 넘겨주고 있는가, 기업은 그 설계에 대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대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 최휘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YTN 신동진 ([email protected])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4월 4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미디어비평, 오늘은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전화연결 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이하 김언경) : 안녕하세요. ◆ 최휘 : 오늘은 미국에서 나온 아주 중요한 판결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그리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에 대해 청소년 이용자의 피해 책임을 인정하고, 총 6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것인데요. 우리 돈으로 60억원, 어마어마한 금액이네요. ◇ 김언경 : 말씀하신대로 이게 정말 말이 되나 생각될 정도의 판결내용이고, 그 액수도 어마어마합니다. 혹여 이 액수가 거대 기업에게는 큰돈이 아니라고 보실지도 모르지만요. 이 재판이 앞으로 이어질 수천 건의 비슷한 소송의 방향을 가늠하는, 이른바 ‘선도재판’입니다. 현재 미전역에서 학부모와 교육구 등이 제기한 이와 유사한 소송이 2천건가량 진행 중이라고 미국공영라디오(NPR)가 전했거든요. 세라 크렙스 코넬대 교수는 "캘리포니아에만 수백건, 총 수천건의 유사 소송이 계류 중"이라며 "일단 이 같은 판결이 한 건이라도 나오면 수많은 후속 소송의 물꼬를 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최휘 : 애청자분들께서도 궁금하실텐데요. 조금 더 상세하게 무슨 재판인지 들어보죠. ◇ 김언경 : 이번 사건의 원고인 20대 여성 '케일리 G.M.'은 어린 시절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사용해 온 20대 여성입니다. 자신이 6세에 유튜브를, 9세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SNS 중독 때문에 우울증과 신체장애 등을 겪었다면서, 이는 SNS 운영사들이 이용자를 중독시키기 위한 설계를 채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원고 측은 동영상 서비스 '틱톡'과,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도 고소했으나 이들은 재판 전에 합의를 했기 때문에 이번엔 메타와 구글만 소송판결을 받았습니다. 원고 측은 아주 분명한 주장을 했습니다. 이 플랫폼들은 단순히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용자를 가능한 오래 붙잡아두기 위해 중독적으로 설계된 제품이라는 겁니다. 재판에서 문제 된 건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별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기능들이었습니다. 끝없이 내려가는 무한 스크롤, 다음 영상이 저절로 재생되는 자동재생, 쉼 없이 들어오는 알림, 그리고 사용자가 무엇에 오래 머무는지 계산해서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이어 붙이는 추천 알고리즘. 원고 측은 바로 이 설계가 어린 이용자의 정신건강을 해쳤다고 주장했습니다. ◆ 최휘 : 우리도 크고 작게 자신이 SNS 중독이라고 느끼곤 하지만, 이럴 때 자신을 탓하지 이 거대기업의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았잖아요. 당연히 거대기업들은 반박 입장을 냈을 것 같은데요. ◇ 김언경 : 그렇습니다. 메타는 원고의 정신건강 문제를 소셜미디어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구글도 유튜브는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스트리밍 플랫폼에 가깝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결국 두 회사가 이용자에게 미친 위해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고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원고가 겪은 피해에 따른 300만 달러의 배상액과 같은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액, 총 600만 달러의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고 평결했습니다. 이 평결이 확정되면 배상금의 70%는 메타가, 나머지 30%는 구글이 물게 됩니다. ◆ 최휘 : 배심원단들이 정말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근거로 이런 판결을 내렸는지 기사에 좀 나오나요? ◇ 김언경 : 저도 그 점이 많이 궁금해서 외신을 중심으로 조금 더 찾아봤습니다. 이 평결은 한 달이 넘는 재판과 9일간 40시간 이상 배심원단 심의 끝에 나왔고요. 이 과정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도 증인으로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외신을 종합하면 배심원단이 사실상 인정한 핵심 근거 5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메타와 유튜브의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 설계 자체가 문제라고 봤습니다. 이 재판에서는 “유해한 게시물 하나하나”가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제품 설계와 운영 방식 자체가 청소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배심원단이 두 회사가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지속적인 알림, 끝없이 이어지는 추천 피드, 짧고 반복 소비를 유도하는 숏폼 구조 등의 방식으로 이용자를 붙잡아 두도록 설계했다는 원고 측 논리를 받아들인 것인 것입니다. AP통신에서는 배심원단이 결국 두 회사가 젊은 이용자를 ‘hook’(걸어두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취지의 판단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두 번째 근거로 배심원단은 두 회사가 플랫폼의 설계 또는 운영에서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로이터와 AP를 보면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이용자 특히 미성년자에게 해가 갈 수 있는 구조를 적절히 통제하거나 방지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법적으로는 단순히 “사용 시간이 길었다”가 아니라, 회사가 설계·운영 단계에서 주의 의무를 다했는가가 핵심이었고, 배심원단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본 것입니다. 세 번째 근거는 “위험 경고 부족(failure to warn)”이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두 회사가 청소년에게 플랫폼 사용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위험에 대해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본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배심원단은 청소년들이 그냥 많이 본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업들이 이미 위험을 알 수 있었는데도 그 구조를 바꾸거나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본 셈입니다. ◆ 최휘 : 지금 세가지 근거를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의 정신적 고통이 꼭 SNS 때문일 가능성만 있을 리가 없잖아요. 여러 가지 다른 원인이 겹쳐질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 김언경 : 맞습니다. 저도 그런 점에서 이 재판은 패소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실제 메타 측은 외신 인터뷰와 재판 과정에서 계속 원고의 가정환경 문제, 기존의 정신건강 취약성, 다른 개인적 요인이 먼저 있었기에 소셜미디어가 주된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배심원단이 판단해야 했던 기준은 “SNS가 유일한 원인인가?”가 아니라 “SNS가 피해를 일으키는 데 중대한 요인이었는가?”에 있었다고 합니다. 배심원단은 원고에게 다른 어려움이 있었더라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구조가 그 우울, 불안, 기능 저하를 악화시키거나 증폭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고요. 이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원래 이 사람에게 다른 문제가 있었다”는 방어가 완전한 면책 사유가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배심원단의 이 평결은 정말 중요한 것으로 보여요. 왜냐하면 이 판결이 “SNS가 모든 정신질환의 원인이다”라고 말한 게 아니라, “기업 설계가 피해를 키우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본 것이기 때문입니다. ◆ 최휘 : 지금까지 해주신 판결 내용을 들어보니 이게 참 담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담배가 그렇게까지 유해하다는 것을 우리가 몰랐던 시절이 있었고, 담배회사는 유해성을 알면서 숨기고 제품을 팔다가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었잖아요. ◇ 김언경 : 맞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전 담배회사와의 재판과 매우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단순히 담배가 몸에 해로워서가 아니었고요. 그 위험을 알고도 숨기고, 소비자가 계속 사용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핵심이었는데요. 이와 같이 SNS 플랫폼은 ‘중독성과 위해 가능성을 알면서도 붙잡아두도록 설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담배소송의 핵심은 은폐와 기만이었다면 SNS 소송의 핵심은 설계와 방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의 개인 사건을 넘어선다는 데 있습니다. 시작할 때 말씀 드린대로 이미 많은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서 이번 판결은 빅테크 기업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느냐를 시험하는 첫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플랫폼 기업들은 “우리는 단지 공간을 제공할 뿐”이라는 논리로 강한 법적 방어막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재판은 그 공간의 구조 자체, 즉 이용자를 붙들어 두도록 설계된 제품의 구조를 문제 삼았다는 것입니다. ◆ 최휘 : 그렇다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문제는 과연 어느 정도라고 보고 있나요? ◇ 김언경 : 대부분 나라에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량, 사용시간이 길다고 보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못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 불안하거나 초조하고, 잠이나 공부, 대인관계가 무너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SNS 중독 기제에 대해서 여러 연구를 종합해보면 먼저 좋아요, 댓글, 팔로워 같은 보상 구조가 있는데요. 이게 또 예측 가능하지 않아서 더 자주 들어가보게 된다는 겁니다. 둘째, 무한 스크롤과 자동재생로 대표되는 멈추기 어렵게 만든 설계 때문이라고 합니다. 셋째로 SNS를 통해서 사회적 비교를 많이 하면서 청소년의 자존감과 정체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넷째, 이미 우울하거나 불안한 아이들이 위안을 얻기 위해 더 자주 접속하고, 그 과도한 사용이 수면 부족과 자기비교, 집중력 저하를 불러오면서 다시 우울과 불안을 키우는 악순환 구조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다섯째, 시간의 대체 효과입니다. SNS를 보는 시간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그만큼 잠이 줄고 운동이 줄고 대면관계가 줄어단다는 거죠. 그러면 정신건강의 보호요인들이 약해지고요. 물론 소셜미디어 사용이 무조건 해롭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청소년에게는 관계를 맺고, 정보를 얻고, 지지를 받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기술이 사람을 돕는 방향이 아니라, 사용 시간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때 생깁니다. 이번 평결은 아직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메타와 구글은 항소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우리는 어떤 디지털 환경을 아이들에게 넘겨주고 있는가, 기업은 그 설계에 대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대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 최휘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YTN 신동진 ([email protected])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